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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용한 수목원은 가라!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, 우리도 모르는 사이 바쁘게 움직이는 식물·곤충 세상 이야기, 정원 속 자연놀이 등 시끌벅적 신나게 돌아가는 아침고요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보세요.
정원 속 관찰거리: 할미꽃
이름과는 다르게 그 모습은 곱디 고운 모습을 하고 있는 할미꽃이 활짝 피어나는 시기입니다.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할미꽃이 옛 향수를 불러일으켜 어른들이 특히나 더 좋아하는 식물이죠. 지금은 고산암석원에서 다양한 할미꽃들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어요. 할미꽃을 만나러 떠나볼까요?
할미꽃아,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여줘!
그동안 고개 숙인 할미꽃만 보았다면 이제 고개를 들어 할미꽃의 얼굴을 만나보려고 해요. 짜잔~ 꽃잎 안에 이렇게 멋진 암술과 수술을 숨겨 놓았다니 할미꽃이 알고 있던 식물이 아닌 것 같죠? 그런데 빛나는 황금빛의 탐스러운 암술, 수술이 무거워 고개가 숙여진 걸까요? 너무 예뻐 누가 꺾어갈까 무서워 고개를 숙인 것일 지도 모르겠어요.
할미꽃은 왜 할미꽃이에요?
보통 할미꽃이 고개를 숙인 모습이 할머니의 굽어진 허리를 닯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알고 있습니다. 할미꽃의 생긴 모습을 보고 붙여진 이름이라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, 실제로는 할미꽃의 이름은 열매의 모습에서 따왔다고 해요.
할미꽃의 한자 이름은 백두옹(白頭翁)으로 흰 머리를 가진 늙은이라는 의미에요. 아하! 흰 색의 보송보송한 털이 할머니의 흰 머리를 닮았던 걸까요? 땡~ 할미꽃의 열매를 보면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답니다.
길쭉하게 꽃 위로 뻗어 올라와 흰 털이 붙어있는 것 보이시나요? 이것이 바로 할미꽃의 씨앗입니다. 동그랗게 보이는 초록색 부분이 성숙해가는 씨앗이고, 씨앗 하나마다 하얀 긴 털이 붙어있어요. 할미꽃은 꽃을 피우면서 동시에 씨앗이 성숙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, 씨앗이 형성되는 과정을 한 번 나누어 관찰해 보겠습니다.
1. 노랗고 풍성한 수술 가운데에는 길쭉하게 암술이 뻗어 있습니다. 암술대에 수술의 꽃가루가 옮겨오면 암술대 끝에서 씨앗을 만들기 시작합니다.
2. 씨앗을 만들면서 꽃잎은 다 떨어지고 씨앗에 붙어있는 암술대만 남습니다.
3. 암술대 끝에 생긴 녹색의 씨앗이 성숙하기 시작하며 흰 털이 도드라지고, 풍성해집니다.
4. 씨앗이 다 성숙되면 씨앗을 갈색으로 변하며 씨앗에 붙어있는 긴 암술대의 흰 털이 바람에 달려 씨앗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줍니다.
할미꽃 키워보실래요?
할미꽃은 양지바른 산자락, 묘지 근처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. 하지만 집에서 키우고 싶어 산에서 만난 할미꽃을 집에 캐가고 싶다면!! 포기하세요. 절대절대요. 자연훼손일 뿐 아니라 제대로 캘 수도 없거든요. 왜냐구요?
할미꽃은 잔뿌리가 적고 땅 깊숙이 뿌리를 내리는 직근성 식물이라 옮겨심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거든요. 포기 째 뽑으려고 하면 뿌리가 끊겨버릴 뿐만 아니라 실뿌리가 적어 뿌리의 활력을 되찾기가 매우 어려워요.
수목원에서도 간혹 할미꽃을 캐가려고 한 처참한 현장이 발각되곤 하는데요, 잎은 다 뜯어져있고 뿌리가 안뽑혀 버리고 가시는 분들이 있답니다. 할미꽃이 아프대요. 그래서 할미꽃은 씨앗을 파종하여 싹부터 키우거나 야생화 판매장에서 구입하여 키우는 것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이에요.
할미꽃 알아보기
정명: 할미꽃
과명: 미나리아재비과 (Ranunculaceae)
학명: Pulsatilla koreana
영명: Korean pasque-flower
할미꽃은 분홍할미꽃(Pulsatilla dahurica), 노랑할미꽃(Pulsatilla koreana f. flava), 동강할미꽃(Pulsatilla tongkangensis), 불가리스할미꽃(Pulsatilla vulgaris), 파텐스할미꽃(Pulsatilla patens) 등 종류가 굉장히 많고 흰색, 노란색, 분홍색, 붉은색 등 색상도 다양합니다.